환율(換率 / exchange rate)이란 사전적으로는 '한 나라의 화폐와 외국 화폐의 교환 비율'이나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의미는 '외화 1단위와 교환되는 원화의 양'[1]이다. 우선 통화의 가치는 구매력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외국에서의 구매력, 예를 들어 해외직구를 하려면 자국의 통화를 교환해 얻은 외화가 있어야 가능하므로 통화의 대외가치를 나타낸다는 의의가 있다. 미국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므로, 환율을 나타낼 때는 달러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이면, 1,000원을 내야 1달러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환율이 200원 올라 달러당 1,200원이 되면, 1,200원이 있어야 1달러의 값어치를 하는 것이므로 원화의 가치는 그만큼 하락하게 된다. 같은 원리로, 환율이 내린다는 것은 원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달러의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표기법
국제 표준은 기준통화(Base Currency) 단위가 앞에 오고 슬래시 기호를 쓴 후 상대통화(Counter Currency)(=호가 통화, Quote Currency)를 뒤에 쓰는 것이다. 슬래시 왼쪽의 기준통화는 항상 값이 1이다. 즉, 기준통화 1 단위를 매수 혹은 매도하기 위해 상대통화 혹은 호가통화로 지불해야하는 금액을 알려주는 것이 환율이다. 그러므로 USD/KRW은 달러/원 환율이라고 쓰고 읽는 것이 국제표준이다. 예를 들자면 'USD/KRW = 1200'식으로 표기한다. 참고로 슬래시를 생략하거나 슬래시를 대쉬로 바꿔 쓰는 경우도 많다. 즉 USD-KRW이나 USDKRW으로 쓴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는 국제 표준대로 달러/원으로 표기하기도 하지만 특이하게도 킬로미터/시(km/h)와 비슷한 형태인 원/달러 환율이라고 쓰고 읽는 경우도 뉴스 등 언론에서도 많다 보니 익숙해져서 두 가지 방식이 다 쓰이고 있다.#[2] 이로 인해 평소에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하는 KRW/USD 역시 원/달러 환율로 읽히기 때문에 신문 기사를 볼 때 그야말로 문맥으로 봐야하는 상황이다.
사실 이 불문율 때문에 한국 한정으로 문제가 많은 게, 저 슬래시 기호( / )를 수학에서의 나누기로 보고 원/달러 환율이 1,000이라고 되어 있으면, 1,000에다가 분모인 달러를 곱해서 1원 = 1,000달러라는 식으로 해석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종종 나오는데 실제로도 이게 맞다.
원래는 국제적으로 쓰는 대로 USD/KRW라는 식으로 써서 USD/KRW = 1,000이면 1 USD = 1,000KRW라는 식이 바로 도출되어야 하는데, 저걸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원/달러 환율이라는 식으로 써서 헷갈리게 만들어놓았다.
다만, 전문 서적 등에서는 원/달러 환율과 원달러 환율을 구분해서 뒤의 것만 USD/KRW의 뜻으로 쓰기도 한다.
분류
기준환율·재정환율(裁定換率)
1국 통화의 각국 통화에 대한 환율 중에서 기본이 되는 환율인가 또는 기본적인 환율에서 간접적으로 산정된 환율(cross rate)인가에 따른 분류이다.
고정환율·굴신(屈伸)환율·변동환율
환율의 변동이 인정되는 정도에 따른 분류이다.
은행간 환율(시장환율)·대고객환율
거래의 상대방이 은행인가 고객인가에 따른 분류이다.
매출환율·매입환율
외국환은행의 입장에서 볼 때 매출이냐 매입이냐에 따른 분류이다.
전신환환율·일람출급(一覽出給)어음환율 ·기한부어음환율
은행이 실제로 고객과 거래하는 외국환의 종류에 따른 분류이다.
현물환율·선물환율
외국환의 수도(受渡)시기에 따른 분류이다.
외화표시환율(수취계정환율)·내화표시환율(지급계정환율)
환율의 표시 방법, 즉 기준 통화별 분류이다.
매도율 매수율
매수나 매도의 차이에 관해서는 아래의 환율이 있다. 특히 매수/매도가에는 전신환(송금)과 현찰이 있는데, 전신환은 현금이 오가지 않는 수치 거래(대체거래)를 의미하고 현찰은 어떻게든 창구에서 외화 현찰이 나가거나 들어오는 거래를 의미한다.
기준 환율 : 매매의 기준이 되는 환율로, 매매기준율 이라 불린다., 즉 파는 가격과 사는 가격의 정중앙[3]. 영어로는 Mid-1arket rate, Interbank rate로 한다.
매도[]율 : 은행이 나에게 외화를 팔 때.
전신환 매도 / 해외송금 보내실때(당발송금) : 신용카드 이용시 적용되는 환율이다.
여행자 수표(T/C) 사실때 : 여행자 수표를 살 때 적용되는 환율이다. 미화가 아니면 간혹 취급수수료가 1% 정도 더 붙기도 하지만, 대체로 전신환 환율에 현찰을 매입하는 것과 같다.
현찰 매도 / 외화 사실때
매수율 : 은행이 나에게서 외화를 살 때.
전신환 매수 / 해외 송금 받으실때(타발송금)
외화수표 파실때 : 외화 표시된 수표를 은행에 주고 현찰을 받을 때 적용되는 환율인데, 외화수표에 대해 추심 수수료가 나올 수 있다. 참고로 추심 수수료가 한 번 붙으면 생각보다 비싸다(...)
현찰 매수 / 외화 파실때 : 창구에서 외화 현찰을 바꿀 때 적용되는 환율이다.
미화 환산율 : 외화의 환율이 미화(USD) 대비 얼마나 차이나는가를 나타내는 비율. 1보다 낮으면 미화보다 가치가 낮고, 1보다 높으면 미화보다 가치가 높다. 보통 EUR, GBP, CHF는 1.0 밑으로 내려오는 일이 드물고, CAD, AUD, NZD는 1.0 위로 올라오는 일은 드물다.
스프레드율 : 기준 환율과 매도/매수 가격간 차이. 메이저 화폐라면 1% 내외이며 마이너한 통화는 3%를 넘어갈 때도 있다. 간혹 매도/매수 스프레드율이 다를 수도 있다. 환율 우대란 스프레드 우대를 의미한다.
간단한 이해
환율변동에 대해서는 일당백이라는 표현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혼자 열 명의 병사를 상대하는 장수와, 혼자 백 명의 병사를 상대하는 장수가 있다고 하면 누가 더 강한 장수일까? 당연히 후자이다.
그렇다면, 이제 한국인이 외국 물건을 산다고 가정하자. 1달러 = 100원인 환율과 1달러 = 10,000원인 환율 중에서 어느 것이 이득일까?
전자의 경우, 1달러짜리 물건에 100원밖에 안 쓴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소비자에겐 100원일 때의 환율이 유리하다. 10달러 짜리 물건이 원래 100,000원이었는데 이제 겨우 1000원에 살 수 있게 된 것.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유리한 경우 '원화의 가치가 절상'되었다고 표현하며, 다른 표현으로는 '원화 강세'라고 한다. 반대로 후자의 경우, 외국인 소비자가 한국 물건을 살 때 고작 1달러 한 장 들고 만원어치 쇼핑이 가능해지는 후자가 더욱 유리하다. 적은 금액으로 더 많은 가치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원화 가치 절하' 혹은 '달러 강세'가 되겠다.
환율 전쟁이란 우리가 소모하는 금액을 최소화시키면서, 상대방에게서 가져오는 금액을 최대화하는 전쟁이다. 그래서 환율 전쟁을 '소리없는 공포의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양쪽의 환율을 비교할때, 한쪽이 강세라면 상대쪽은 약세가 된다.
기본적으로 환율은 미국 달러에 비교하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따라서 환율의 인상과 인하는 달러의 인상과 인하로 보면 편하다. 환율 인상은 달러가 인상되었다는 뜻으로, 달러가 강해졌으므로 1달러만 가지고 더 많은 원을 구매할 수 있다. 반대로 환율 인하는 달러 인하에 해당하며, 달러가 약해지고 원이 강해진다. 1달러가 얼마 안하는 상황이므로 재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유리한 것이다.
경제에 대한 영향
환율 인상은 필연적으로 국내 물가 상승을 불러오게 된다. 특히 한국은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식량 자급률도 낮은 편이라 개인이 수입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고환율로 인한 손해를 피할 수 없다. 일례로 개인이 자가용에 휘발유를 가득 채우는 행위도 넓게 보면 수입으로 볼 수 있고, 이 때 들어가는 기름의 가격이 1달러라면 과거 100원만으로 가득 채울 수 있었던 자가용에 5만원을 써야만 휘발유를 가득 채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기에 수입은 축소되고, 위에 설명했듯 수출이 늘어나는 것과 시너지를 이루어 불경기성 경상수지 흑자가 완성된다. 또한 이러한 상황은 넓게 보면 수입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과거에는 국산품의 가성비가 떨어지면 수입품을 들여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지만, 환율이 오르게 되면 수입품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고 이 자리를 자연히 국산이 대체한다. 채권이나 해외여행 문제는 덤이다.
그런데 자국 환율이 고환율이 된다는 의미는 타국 환율이 저환율이 된다는 의미이므로, 합의 없이 행하는 환율조작은 필연적으로 국제 사회의 보복성 제재를 동반한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의 환율 정책으로 인해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 지정을 포함한 강도높은 제재를 받을 뻔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환율에 개입할 여지를 상당부분 잃어버리기도 했으며 이명박 정부 시절 강만수 장관은 고환율 정책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사실 고환율 저환율 문제는 아직까지도 논란인데 고환율을 효용을 주장하는 사람은 처음에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고통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출이 눈에 띄게 늘고 그로 인해 외환을 많이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따라서 고환율은 반드시 나쁘다고 말할 수 없으며 자국 통화가 국제 통화로 인정받지 못하는 국가들은 고환율 정책으로 인한 효용이 더 크다고 말하기도 한다.
위 논리의 연장선 위에서 환율과 증시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경제에서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에서는 둘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에서는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국화폐가 저평가되는 시기에선 자국증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자국화폐가 고평가되는 시기에는 자국증시가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다만 상장기업 펀더멘털과 증시와의 가격괴리가 심하면 상관관계를 잠시 무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환율이 올라도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경상수지가 악화되며, 수출재가 해외에서 중간재를 많이 수입해 완성시키는 제품이라면 오히려 상품의 가격이 상승해서 환율상승 이익을 상쇄하는일도 있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의 주요 수출품들이 이러한 특징을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철광석을 수입해 제련하는 포스코같은 철강사업이다. 관련 분석 자료는 환율전쟁의 이면 (유료 자료이다)참조.
환율 변동폭이 작은 국가가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환율리스크가 매우 작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이 심한 국가에 투자하면 주식이나 부동산이 몇배 올랐다고 해도 실제 수익은 본전이거나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최근 수출기업들은 대미수출 보다 대중수출의 비중이 높고, 이외 이머징 마켓의 비중이 상승하기 때문에 한국의 무역 영향은 원/달러의 고환율 효과보다도 이머징 마켓에 대한 환율과, 해당국가의 경제 호황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딱히 원/달러가 고환율이 된다 해서 2000년대 초반처럼의 무역수지 상승을 담보할 순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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