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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 실종사고에 대해알아보자

뤼케 2023. 6. 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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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18일[ADT],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OceanGate Expeditions)사[A]의 심해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Titan)'호가 RMS 타이타닉의 잔해를 구경하는 관광 코스[A]를 위해 잠항하던 중 내파되어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다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 실종사고 사건 발생

현지 시각[ADT]으로 2023년 6월 16일,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잠수정 '타이탄'을 탑재한 모선인 MV 폴라 프린스호(MV Polar Prince)가 세인트존스시의 항구에서 출항했다. 잠수정에는 해당 업체의 CEO인 스톡턴 러시,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해미시 하딩, 파키스탄인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술라이만 다우드[]와 프랑스인 탐험가이자 타이타닉만 30년 넘게 연구한 폴앙리 나르졸레까지 총 5명의 남성이 탑승했다.

# 타이타닉호 잔해 관광은 모두 8일에 걸쳐저 진행되며, 비용은 1인당 25만 달러(한화 약 3억 4천만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비용이다.

2023년 6월 18일 오전 10시 2분경, 예정대로 타이타닉호의 침몰 수역(북위 41°43'32″ 서경 49°56'49″) 근처에서 잠수정은 잠항을 시작했고, 계획상으로는 2시간 30분 뒤 타이타닉호 잔해 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약 1시간 반 이상 지난 11시 47분부터 갑자기 잠수정으로부터의 연락이 두절되었다. 실종신고는 곧바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예정대로라면 오후 6시 10분 잠수정이 다시 부상할 예정이었으나 소식이 없자 오후 6시 35분경이 되어서야 미국·캐나다의 해안경비대에 실종 신고가 접수되었다. # 이후 당국에 의해 긴급 수색 작업이 진행되었다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 실종사고 수색 과정

2023년 6월 18일부터 미국과 캐나다 해안경비대가 잠수함과 함정을 동원해 실종된 잠수정을 수색하고 있으나, 바다가 매우 넓고 통신이 연결되지 않는 관계로, 구조가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해안경비대는 항공기 2대, 잠수함, 수중 음파 탐지기 부표 등을 수색 작업에 동원했으나, 해당 해역은 육지와 거리가 600km로 배로 하루 내에 오갈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멀고,[] 더군다나 깊이도 매우 깊어 수색이 쉽지 않다.

타이탄이라는 잠수정은 타이타닉호 관광을 위한 심해 잠항에 특화된 잠수정이었는데, 이것이 타이타닉호와 멀지 않은 심해에 고립되어 있다면 같은 방식의 잠수정이 아닌 유인 구조선으로는 접근 자체가 힘들고, 시야 확보도 되지 않아 구조 활동에 제약이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 역사상 가장 깊은 수심에서 성공한 수중 구조는 1973년 아일랜드 근해 켈트해에서 해저 케이블 부설작업 중 고립됐다가 76시간 만에 구조된 파이시스 3호(Pisces III) 잠수정의 사례인데, 이 당시 수심은 480m였는데도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실종된 잠수함은 훨씬 더 깊은 수심 3,700m를 향해 잠수하다가 실종된 상황이다.

실종된 잠수정을 찾는 것도 힘들지만, 전문가들은 간신히 찾는다고 해도 인양, 구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지적한다. 사고 1년 전 문제의 잠수정에 탑승한 적이 있었던 CBS 기자 데이비드 포그가 자신의 경험을 말하길, GPS 장비와 라디오는 깊은 심해에서는 작동하지 않으며[], 내압 구조를 위해 출입구를 외부에서 볼트로 단단히 밀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안쪽에서 문을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존의 심해 잠수정들도 보통 여닫는 해치가 있으므로 단가 절감을 위해서 이런 구조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잠수정에 있는 무게추(drop weight)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결속장치가 용해되어 어떻게든 잠수정을 수면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하는 장치가 되어 있는데, 잠수정이 수면에 떠올라도 선체 대부분이 잠겨 있고 흰색인 관계로 수면에서 식별이 쉽지 않을 것이라 한다.[]

만약 기적이 일어나 잠수정이 저절로 수면 위로 올라온다 하더라도 상기한 것처럼 자력으로 탈출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구조대가 제때 발견해주지 못하면 그대로 갇혀만 있다가 산소 부족 및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질식사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후술하는 것처럼 잠수정 자체가 5인승으로는 부적합할 정도로 탑승 공간이 협소한데 심해에서 이동 불가능한 상태에 처했다고 한다면 협소한 공간에서 완전 밀폐되어 오도 가도 못한다는 심리적 패닉이 정신적으로는 물론 육체적으로도 크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생존 여건이 더 절망적인 상황.

이하 모두 한국 시각을 기준으로 서술한다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 실종사고 사고 원인 추정

전문가들은 이 상황에서 두 가지 가능성을 제기했다.


잠수 과정에서 선체가 손상되어 밀폐가 깨졌을 가능성. 이 경우 수압 때문에 선체가 즉시 박살 나서 전원 사망했을 것이다.[] 심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타이타닉이 가라앉은 곳 근처에서 잠수정이 망가졌다고 가정할 경우, 수압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짓뭉개져서 사망할 것이다.[] 순식간에 사망했을 것이므로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을 것이다.


연락 두절을 확인한 직후 스스로 수면으로 올라왔거나, 이후에 승무원들이 조종할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자체 안전장치가 가동되어 수면으로 올라왔을 가능성. 전자보다는 그나마 훨씬 희망적인 경우이며,[] 이럴 경우를 대비하여 미국 및 캐나다 수색 당국은 정찰기를 동원해 수면에 혹시 올라왔을지도 모르는 잠수정을 샅샅이 찾고 있다고 한다.


위 두 가지 가능성에 더해, 영국의 타이타닉 전문가 팀 몰턴은 타이탄 호가 어선에서 떨어져 나온 그물 등 타이타닉호 주변의 각종 폐기물에 걸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잔해 발견 이후 정설은 역시 제일 첫 번째의 압궤가 되었다. 실제 조각난 잔해 파편이 발견된 이상 실종자들은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우그러져 즉사하거나 수중에서 폭사했을 것이므로, 생존을 기대할 수 없다.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 실종사고 잠수정의 부실한 완성도

'타이탄'이라는 이름의 이 잠수정은 이번이 14번째 항해로, 제작에 탄소섬유와 티타늄 합금이 사용되었고 5인용에 무게는 11톤 가량, 당초 기업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수심 4,000m(13,000ft)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타이타닉이 착저한 위치의 심도가 대략 3,800m이기 때문에 함명도 타이탄인 이 잠수정이 타이타닉호를 관광할 수 있는 스펙에 맞추어 제작되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건이 벌어지면서 널리 알려지게 된 바에 따르면 황당할 정도의 원가 절감으로 매우 부실하게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사건 이후 보도에서 회사와 소송을 진행했던 전직 직원이 폭로한 바에 따르면, 해당 잠수정에 쓰인 전면 유리는 대외적으로 공시된 스펙과는 달리 고작 1,300m(약 4,200ft) 깊이의 수압에 버틸 수 있는 성능만이 보장되는 물건이었다고 한다.# 즉 애시당초 설계 스펙상으로는 목적지인 타이타닉 관광 항해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이는 대부분의 공산품이 원칙상 상정하는 기준보다 더 높은 부하를 버틸 수 있도록 제작되기에, 앞선 항해들에서는 유리의 내압 성능이 큰 문제로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도 과도한 부하를 버티는 것도 잠깐이지, 설계 수심인 1,300m보다 약 2~3배는 깊은 수심 약 3,700m를 여러 번 왕복하면서 파손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또한 이 잠수정은 모선과 안전 케이블 등으로 연결되어 있지도 않고[20], 심지어 긴급 부상용 밸러스트 추는 '선반 위에 얹어진 파이프'이며, 탑승한 사람들이 모두 한쪽으로 몰아 앉으면 잠수함이 기울어져 추가 굴러 떨어지면서 작동하는 황당한 방식으로 설계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잠수정 자체의 내부 구조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아래 구조도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 5인승이지 좌석조차 없으며, 그냥 바닥에 깔린 검은색 고무 매트가 인테리어의 전부다. 당장 아래 영상에도 고작 사람 1명이 들어갔을 뿐인데도 매우 비좁아 보인다. 화장실이 없어 용변은 지퍼백으로 해결한다는 모양.

거기다 내부 조명이나 손잡이는 전용 규격품은커녕 캠핑용품점에서 사온 것을 그대로 장착하였으며, 내부의 전자 기기는 밀스펙은 고사하고 가정용 컴퓨터용 모니터와 키보드 세트 2기와 후술할 조종용 2005년형 로지텍 게임패드 F710 1기, 그리고 잠수정 외부를 보여주는 큰 스크린 하나가 전부였고 그마저도 매우 부실하게 장착되어 있었다. 제대로 된 탑승석도 없는 자그마한 금속제 캡슐에 만원버스마냥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타고, 허술한 조종 장비와 어설픈 밸러스트 추에 의존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바다로 들어간 셈이다. 하다못해 제주도의 서귀포, 마라도 등지에서 운행하는 고작 4~50m 남짓한 수심을 잠수하는 관광용 민간 잠수정들조차도 타이탄 호보다는 넓은 공간 내에 제대로 된 좌석과 비상용 안전장치를 구비하고 있다.#

물론 타이탄은 상대적으로 내압 설계를 덜 해도 되는 이런 연안 잠수정들과는 달리 심해 잠수를 고려해야 하므로 탑승자를 위한 내부 시설을 충실하게 갖추기 힘든 점은 있다. 하지만 타이탄을 비슷한 항행 심도를 지닌 심해 잠수정과 비교해보면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매우 독보적으로 부실한 설계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잠수정의 이미지를 DSV 앨빈, 딥씨 챌린저, 신카이 6500, 미르 노틸을 비롯한 유명한 유인 심해 잠수정들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빈약하다는 점을 볼 수 있는데, 타이탄은 이들 잠수정보다 탑승 인원은 배로 많으면서도[] 크기와 무게는 오히려 작다. 즉 관광 목적으로 사람을 더 태우기 위해 필수적인 장비들을 넣을 공간조차도 생략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설계 잠항 한도가 타이탄의 반절도 안 되는 2000m인 신카이 2000과 비교해볼 경우 타이탄의 부실하고 황당한 설계를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심해 잠수정들은 승무원 탑승 구획을 별개의 구체형 내압구획으로 구분해놓는 것은 물론, 승무원 탑승 구획보다 훨씬 거대한 각종 설비들이 있다.[] 반면 타이탄의 경우는 승무원 탑승 구획의 크기가 선체의 반절 이상을 차지하는데다, 탑승 구획이 별도의 개별 구획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그냥 일체형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다. 심지어 도면에서도 얼추 보이듯 이 잠수정은 잠수함이 부상하고 잠항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이라고 할 만한 핵심 장비인 밸러스트 탱크(평형수 탱크)조차도 없다. 일반적인 잠수함은 밸러스트 탱크에 물을 넣고 빼어 무게를 조절하여 잠수하고 부상하는데, 이 핵심적인 장치가 없었던 것. 밸러스트 탱크가 없는데 잠수를 어떻게 하느냐면, 그냥 무거운 무게추를 달아서 잠수한 뒤 올라올 때는 무게추를 끊고 올라오는 구조였다. 사실상 탄소섬유 통에 추진기랑 추만 달고 바다에 빠뜨린다음 추를 떼버리고 다시 올라온다는 수준의 잠수정이인 것. 마리아나 해구를 탐사한 잠수정 딥 씨 챌린저호도 비슷한 개념으로 작동하기는 하지만, 최소한 이 잠수정은 확실한 구획구분과 통신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1986년 타이타닉 탐사에 동원된 DSV 앨빈의 경우 외부로 향한 제대로 된 해치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비상 시에는 승무원 구획이 통째로 분리되어 수면으로 부상하여 탈출하는 기능#을 충실히 갖추고 있었다. 타이탄은 관광용으로 쓰기 위해 이보다 훨씬 더 저렴한 잠수정을 개발하려고 한 결과물이며, 이 과정에서 원가 절감이 안전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지나치게 심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타이탄에 안전장치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무게추는 시간이 지나면 고정 부위가 물에 녹아서 떨어지고 자동으로 부상하게 되는 아주 단순한 방식이었다. 다만 정작 이렇게 부상한다 하더라도 잠수함이 물 위로 완전히 노출될 정도로 떠오르지는 않는다고 한다. 대서양에서 정상적으로 오래 떠있기도 힘든 것은 둘째치고, 잠수정 색깔조차 바다에서 눈에 잘 띄는 오렌지색이 아닌 백색이라 운 좋게 수면에 떠올라도 항공수색으로 찾기 힘든데, 심지어 해당 잠수정에는 조난 신호를 발신할 수 있는 외부 송신기나 신호기조차 없다. 생존자를 태운 채로 바다 위에 떠올랐더라도 자신의 위치를 외부에 알릴 수단이 전혀 없는 것이다.

한술 더 떠서 상술했듯 이 잠수함은 해치가 없다. 승객이 탑승한 뒤에 외부에서 볼트를 조여서 밀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운 좋게 잠수정이 수면에 부상한다고 해도 승객들이 탈출할 수도 없다.[] 잠수정 자체를 구명보트로 삼아 버틴다고 해도, 안에 비상식량이나 물이 충분히 탑재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스노클이나 밸브 등이 없이 외부와 완전히 밀폐된 구조로, 공기도 외부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수면에 부상한 상태로 숨이 막혀 죽는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관짝 수준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관짝 그 자체나 다름없는 잠수함인 것이다.

즉, 오션게이트 최고경영자 스톡턴 러시는 생존은 안중에도 없이 모험심만이 앞서서 위험 상황에 대비한 안전장치도 전혀 없다시피 하고 장기간 조난될 상황에 대비한 보급품도 없는, 흰색의 관짝을 관광 상품이랍시고 25만 달러씩 받고 팔아먹은 것이다. 목숨 왔다갔다 하는 상황을 그저 전설 속의 타이타닉호를 보러 간다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포장한 셈.

더군다나 이런 허술한 장비 그대로 잠수를 해도 위험성이 큰데, 이 장비들을 포함한 잠수함 설비의 안전성 검사 및 인증조차 제때 받지 않았다. 잠수정의 설비가 이토록 허술한 이유는 대서양 한복판(공해상)에서 운영을 상정한 덕분에 미국 내 그 어떤 기관에도 등록, 허가되지 않아 아무런 관련 규제에 엮여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를 스스로도 인정했는데, 여행 참가자들이 서명해야 했던 면책서류에는 잠수정이 시제품으로서 공인기관으로부터 승인받거나 검사를 통과하지 않았다는 내용과 신체적 부상이나 장애, 정신적 트라우마, 심지어 사망에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내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하인리히의 법칙은 이 사건에서도 어김없이 적중했다. 이전에 같은 원인으로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일어났던 것. 5년 전인 2018년 오션게이트의 전 고위 직원은 회사와의 소송에서 잠수정을 제대로 시험하지 않은 것이 "탑승객들을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해양학자와 다른 잠수정 기업 임원 등 30여 명이, 해양과학기술학회(MTS) 유인잠수정위원회 명의로 스톡턴 러시 오션게이트 최고경영자(CEO)에게 2018년 서한을 보낸 바 있는데 이들은 오션게이트의 잠수정에 대해 "재앙적인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오션게이트의 잠수정 개발을 "만장일치로 우려한다"고 명시했다. 회사 측은 타이탄 잠수정이 위험 평가 기관의 안전 기준을 충족한 것처럼 묘사했으나 실제로는 해당 기관에 평가를 의뢰할 계획조차 없었다.

이전부터 잠수정 업계에서 안전 지침을 따르지 않은 채 심해 탐사를 위한 잠수정을 건조하려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여 오션게이트 측에 편지를 보낸 뒤 통화도 했지만 러시 CEO는 이 전화에서 '규제는 혁신을 억압한다'며 반발했고, 평소 안전을 지적하는 비판에 대해서도 '안전 규제는 대부분 불필요한 것'이라며 대놓고 무시해왔다. 또한 이를 지적한 직원을 해고하고 내부고발자에게 소송을 거는 등 상식 밖의 만행과 행동을 일삼아왔다. 이렇다 보니 회사 근무 환경과 사내 분위기도 영 좋지 않았다. 전형적인 블랙기업이었다고.

오션게이트의 법률·운영고문인 데이비드 콘캐넌 역시 1년 전 버지니아 주 동부 연방 지방법원에 낸 서면 자료를 통해 타이타닉호로 가는 첫 잠수에서 이 잠수정에 배터리 문제가 생겼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 항해 이전에도 잠수정 위치를 찾을 수 없었던 적이 있었고, 타이타닉을 300미터 앞두고 전진하기 위해 스틱을 앞으로 기울이자 추진기 하나가 역추진을 해서 360도 회전밖에 안 되는 고장이 일어났을 때 모선의 CEO가 “그럼 혹시 왼쪽으로 가려고 하면 전진하는가? 90도 돌려서 컨트롤러를 잡으라”고 지시해서 해결한 바 있다고 한다. 사고 5주 전 이미 잠수정에 구조적 결함이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이 정도면 과거 13번의 항해에서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 오히려 기적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과거 이 잠수정과 CEO 스톡턴 러쉬와 함께 2번의 잠수정 탐사를 나섰던 사람들의 증언 역시 이어지고 있다. 과거 2021년 타이탄에 탑승했던 독일의 탐험가 아르투어 로이블(Arthur Loibl)은 "내가 북극, 남극도 전부 탐험해보았는데 타이탄이 내가 겪은 것 중에 제일 위험했다. 회상해보면 그때의 탑승은 자살 특공대(Himmelfahrtskommando, Suicide Mission)와 같았고, 자신이 살아나온 것은 엄청난 행운이었다" 라고 증언했다. 아르투어는 당시 이번 실종사고의 실종자이기도 한 스톡턴과 폴앙리와 함께한 3인 탐험을 떠났는데, 수심 1600m에서 잠수 장치가 고장 나서 5시간이 지체되었으며, 그걸 제하고 봐도 의자도 화장실도 없는 2.5m짜리 공간 안에서 10시간 동안 다리를 꼬고 가라앉는 일은 강인한 신경이 필요하고 폐소공포증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 실종사고 사망자

폴앙리 나르졸레 (Paul-Henri Nargeolet, 1946~2023)
프랑스의 심해 탐험가이자 타이타닉호 전문가.


스톡턴 러시 (Stockton Rush, 1962~2023)
오션게이트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해당 잠수정의 총책임자. 항공우주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과거 한 독일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초 문득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난파선을 보러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르러 잠수정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그의 성격은 모험을 선호하고 안전을 경시했던 인물이라고 한다. 스톡턴 러시는 본인의 팟캐스트에서 "안전은 쓰레기 같은 것"이라고 말하며 "위험을 감수해야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오션게이트 내부 직원의 잠수정에 대한 위험성 경고를 무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본인이 직접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그는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 희생자 부부의 현손녀 '웬디 러시'의 남편이라고 한다. 당시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을 공동 소유한 갑부임과 동시에 마지막까지 함께하겠다며 배에 남아 죽기를 택한 노부부로 유명한 '이시도어&아이다 스트라우스 부부'가 바로 그의 아내 웬디 러시의 고조 할아버지와 할머니였다.[] 그의 아내인 '웬디 러시'도 최근 2년간 세 차례 잠수정을 타고 타이타닉호 잔해를 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미시 하딩 (Hamish Harding, 1964~2023)
실종자들 중 가장 유명한 인물로,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탐험가이다. 그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본사를 둔 비즈니스 항공 산업의 판매 및 운영을 다루는 국제 기업인 '액션 애비에이션(Action Aviation)' 사의 회장이다. 2019년 지구 일주 기네스 세계기록을 취득했고, 2021년에는 2인 잠수정을 타고 세계에서 가장 깊은 챌린저 해연을 방문, 2022년에는 민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여행을 경험하기도 했다.

실종자 해미시 하딩의 37세 의붓아들 브라이언 사츠(Brian Szasz)는 아버지가 실종 중임에도 자신의 SNS에 blink-182 콘서트에 다녀온 것을 인증한 뒤 '가족들도 이것을 원할 것이다'라는 문구를 적어 빈축을 샀다.

한편, 후술된 다우드 부자가 와전되어 하딩 또한 그의 친아들과 동승했다는 루머가 돌았지만, 다행히도 이번에는 같이 동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술레만 다우드 (Suleman Dawood, 2004~2023)
샤자다 다우드의 아들.


샤자다 다우드 (Shahzada Dawood, 1975~2023)
아들과 함께 실종된 인물로, 상술한 대기업 부회장 직함 외에도 WOW 시그널로 유명한 SETI institute 이사회의 이사를 맡고 있었다. SETI 연구소의 회장 겸 CEO인 빌 다이아몬드는 최근 이사회에서 다우드를 보았는데, 그는 타이타닉의 잔해를 둘러보기 위해 잠수정을 타고 여행하는 것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심해로 내려가는 것은 이번 사고에서 보듯 위험을 담보하는 일이지만 직접 인용하자면 "그 당시에는 그 위험에 대해 깊이 생각하거나 많이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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